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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에 대해 말하기

뭐지? (표절, 기술자의 영역 2)


조금 전 <표절, 기술자의 영역>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송유근씨의 기사가 올라와 있어서 읽어 봤다.


제목은 <[단독] 송유근 "국민이 준 박사학위에 감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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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읽자 마자 무슨 소리인가 궁금해졌다.

일단, '쟤가 지금 방송이랑 인터뷰할 때가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기사, 인터뷰 내용은 더 이상했다.

표절로 밝혀진 논문에 대해 "편미분방정식 논문에 대해 자부심이 있다"라고 했다.

'이놈 봐라, 표절에 자부심을 가지다니...'


"과학자는 결과를 말할 뿐이고 말이 행동보다 앞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넌 과학자가 아니고 표절한 놈이라고!'


"박사학위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일어날 준비가 돼 있다. 박사학위 취득은 1년 더 재수하는 것으로 결정났다."

'지랄한다. 연연도 안하는데 그럼 학위 논문은 왜 썼냐?'


열여덟살의 아이가 이 지경으로 타락했다는 것에 어른으로서 미안해질 지경이었다.



이어지는 인터뷰는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많은 학부모님들이 저를 송박사라고 불렀다." "국민이 불러주는 박사학위를 받았다."

'뭐, 이런 병신들이 다 있지?'

어디를 가도 병신(?)들은 있기 마련이고 송유근 주변에 그런 병신들만 있나 보다 생각키로 했다.'


"97년생을 대표해 자식을 위해 애쓰시는 부모님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니가 97년생을 대표하면 안돼!'

뭐 이런 떳떳!한 놈이 다 있나 싶었다.

얘는 불쌍을 넘어 미쳤구나. 자기최면에 빠져 현실을 부정하고 있구나.


기사는 이 정도에서 마무리가 되어었다.



하지만, 인터넷 기사에는 댓글이 붙기 마련이다.



댓글을 읽고 놀라다 못해 기절할 뻔했다.


기사가 송출되고 1시간 20여분만에 엄청나게 많은 댓글이 달렸고 그 댓글들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시했다.


그런데, 댓글 1위가 "유근이 의젓하구나!! 대견하고 멋지다~!" (추천: 3104건)이다.

2위 "힘내요 ^^", 3위 "유근이가 어른보다 후ㅏㄹ(훨) 낫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표절'은 '의젓'한 거고, '표절'은 '힘내서' 할 일이고, 아이의 '표절'은 '어른보다 나은'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이상한 건가? 나만 정상이고 다들 미쳤나?

백 배 양보해서 내가 이상한 놈이라고 해도 나는 그냥 이상한 체로 살겠다.


그러나 저러나, 도대체 이건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