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는 내게 많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이다.
영화의 배경이 된 도시, 부산, 어른이 될 때까지 나는 부산에서 살았고,
영화에 등장하는 배경들은 낯이 익을 뿐만 아니라 추억까지 담긴 장소들이다.
우리들의 아버지는 장의사이기도 하고 건달이기도 하고 전기공이기도, 학교선생님, 자동차영업사원이기도 하다.
아버지의 직업이 무엇이든 아버지는 아버지이다.
지금은 매체의 발달로 사라져 가는 사업이 있다. '060 폰팅' 사업이다.
06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면 발신자가 전화요금을 내게 되는데 1분에 1000원씩을 내야하기도 한다.
전화를 받는 여자들은 모두 전문가들이다. 숙소 겸 사무실에서 전문적으로 전화를 받는다.
통화를 길게 할수록 수당이 높아진다.
음란한 통화를 하기도 하지만 긴 시간이 나오는 통화는 일상적인 대화들이다.
진짜 외로운 남자들이 진짜 대화를 원해서 전화를 하는 것이다.
300만원이 넘는 요금이 나오기도 한다.
선배가 대형 폰팅회사에 다녔다. 그런데 그 형의 명함에는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라고 나와 있었다.
직원들 '쪽 팔려하지' 말라는 회사의 배려(?)였다.
그 형을 만나면 놀리곤 했다.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폰팅 하시는대예."
세월호 부모들 앞이나 시민들의 집회 앞, 야당 당사나 서울시청 앞에는 항상 모이는 사람들이 있다.
'어버이 연합'과 '가스통 할배'들이다.
그들을 지들이 어버이라면서 자식 잃은 어버이 앞에서 깽판을 친다.
지들은 표지조차 볼 일도 없는 손자, 손녀들이 반대하는 국정교과서를 찬성한다.
심지어는 지들이 피우는 담배값을 두배 올리고 소주값을 올리는 것에도 지지한다.
그들의 호칭에는 '자식이 있다'가 전제된다.
그들의 아들, 딸에게 누군가 물으면 어떻게 될까?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다치지 않기 위해서는 '고통'이 필요하듯이,
짐승처럼 살지 않기 위해서는 '수치'와 '염치'가 필요하다.
그들은 참으로 '인간'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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