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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의하수인

눈 내린다, 서울에... 회사에서 건강검진이 있어 일찍 일어났다.눈이 내렸다, 많이. 아주 추운 날씨는 아닌 까닭에 쌓이지 못하고 그냥 녹아버렸다.길은 더럽고 질척 거렸다. 젖어서 차가워진 발에 투덜거리고 싶었지만 눈방울은 굵고 하얗고 따뜻해서 예뻤다.발이 시려운 건 투정 않기로 하고 그저 눈을 즐기기로 했다. 안경잡이들은 눈이 내릴 때, 우산이 없으면 무척 불편하다.하지만 가끔, 이렇게 눈이 내리는 날엔 어릴 적처럼 막 뛰어 놀고 싶어진다. 이젠 같이 놀아줄 친구도 없고, 누렇게 타버린 아랫목도 없는 시절이다.그래도 어른이 되어서 좋은 점도 있다. 소주를 마실 수 있다. 추운 날, 따뜻한 국물 안주에 쌉쌀한 소주를 마시면시바스리갈을 마시던 18년 왕좌도 부럽지 않고, 1년이 다되도록 죽지도 못하고 누워있는 어느 재벌집 회장도 .. 더보기
여보, 집에 커피가 없어요 여보, 집에 커피가 없어요 커피가 든 가방을 들고 늦은 버스에서 내린다. 커피는 가난과는 어울리지 않는 까닭에집 앞에서 서성이며 웃는 낯을 만든다. 문득 짧아진 담배 꽁초가 뜨거워 화들짝 놀란다.그러고 보니 나는 담배를 피우는 사치도 가졌다. 다행히 아내와 딸은 잠이 들었다. 사랑하는 두 여자가 깨기 전, 출근을 서두른다. 더보기
백골단, 응답하라 1987 1980년대 시위에는 반드시 백골단이 등장했다.그륻을 간편한 복장과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곤봉과 작은 방패로 '무장'을 한 시위 진압을 위한 전투경찰이었다.얼굴을 가리고 등장해서는 앞에 보이는 시민을 패고는 닭장(청와대?)차로 끌고 갔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위는 신고만 하면 할 수 있는 시민의 권리이다."나, 시위합니다."라고만 하면 된다.시민이 부당한 권력에 어떻게 저항하겠는가?권력이 부당해지지 않도록 시민은 시위를 통해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다. 백골단 때문에 시민들은 각목과 쇠파이프를 들어서 자신을 방어해야 했고, 화염병을 던져야했다.불법폭력시위? (까는 소리다.) 불법폭력진압때문에 훈련 받지 않은 시민이 저항한 것이다. 드라마 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재밌다. 올림픽이 있었고 노태우 대통령이 있었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