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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에 대해 말하기

안철수씨는 왜 그랬을까?


나까지 뭔 얘기를 하나 싶기도 하지만, 별 이슈도 없고 일도 하기 싫어서 한 마디 보태본다.

바로 안철수씨 얘기다.


"안철수, 정말 멋진 사람이다."하고 감탄했던 적이 몇 번있다.

맨 처음이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할 때였다.

당시의 박원순씨는 '듣보잡'이라는 말에 적확하게 일치하는 사람이었다.

'뭐지? 저 털보 아저씨는?'이었다.



맛사지 소녀, 나경원씨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박원순씨는 어버이연합으로부터 "원순이 이년! 나와!"라는 외침을 듣는 훌륭한 시장이 되었다.

(어버이연합에게 욕을 먹는다는 건 훌륭한 사람이란 뜻이다.)

안철수씨는 서울시장 노릇을 잘 할 사람에게 과감히 양보한 것이다.

('나 정도면 대통령으로 바로 나가야지.'라는 판단일 수도 있겠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해석하지 않았다.)

하여간 다행스럽게도 안철수씨와 나경원씨가 아닌 박원순씨가 시장이 되었다.

그래서 서울은 좀 더 나아지고 있다.



두번째로 안철수씨가 감동을 준 장면은 수천억원을 기부한 것이다.

(주식을 기부해서 금액이 오락가락 하지만 천억단위이다.)

어떤 새끼는 기부마저도 재테크수단으로 이용했지만 그는 그냥, 순수하게 기부했다.



'돈 많은데 기깟 좀 기부한 것 가지고...'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틀린 말은 아니다. 돈이 적어도 기부를 할 수 있고 많아도 기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다.

안철수는 '한'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그의 인품은 훌륭하다.



지난 주말, 안철수씨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탈당의 이유는 앙탈같았다.

그리고 오늘, 애플에서 좇겨난 '스티브 잡스'와 자신을 비교했다.



잡스는 독선적인 사람이었고, 독선적이었던 만큼이나 철학도 깊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의 철학을 바탕으로 '픽사'를 최고의 애니메이션 회사로 올려놓았고, 아이폰으로 지금의 애플을 다시 만들어냈다.


정치계에 발을 들인 안철수씨도 잡스만큼이나 독선적인 사람이었다.

그런데 철학이 없다.

안철수씨의 별명은 '간철수'이다. 결정은 않고 '간'만 본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에게 정치철학이 분명했다면 계속 '안철수'로 불렸을 것이다.


이제 그는 새정련에서 빠져나와 독자적인 노선을 걷게 되었다.

새정련에서 안철수씨 뒤에서 지지를 보내던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새정련에 남아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안철수씨의 말과 행동을 지지했을 뿐, 그의 철학을 지지한 사람들이 아니다.


한 때,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안철수씨를 다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그는 몹시 외로워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