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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책

[커피책] 서문. 커피 공부? 미쳤냐!


나는 커피에 관한 책을 쓰고 있다. 초안은 완성되었다. 내용을 보충하고 그림을 넣고 하면 책이 될 수 있다.

다만, 출판은 내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에 올려본다.



[서문]


평일에는 4잔에서 7잔의 커피, 주말에는 2잔 내외의 커피를 마신다. 나의 일평균 커피 섭취량은 4잔을 조금 넘는 듯 하다.

커피를 많이 마시는 미국, 일본, 유럽 사람들의 하루 평균 커피 섭취량은 4잔을 조금 넘는다. 한국인은 2.5잔 정도이다. 나의 커피 소비는 선진국민(?) 수준이다.


평균은 늘 오해를 만든다. 10명 중 9명이 1잔씩을 마셔도 나머지 1명이 31잔을 마시면 평균 4잔씩 커피를 마시는 것이 된다. 어디에나 있는 또라이(?)들이 평균을 올리고 그들이 이상한 문화를 만든다.

10명 중 1명은 영향력이 없지만, 천 명 중 백 명은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목소리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절대다수인 9백 명은 고립된 개인들로 존재하지만, 커피에 미친 백 명은 자신들이 소수라는 불리한 상황을 연대라는 것으로 극복하려 한다.

10명 중에서 1명이 소리를 질러대면 나머지 9명 중 몇몇 개인이 '조용히 해', 혹은 '꺼져'라고 타박을 주고 시끄러운 1명은 (투덜대긴 할 테지만) 조용히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천 명으로 모수가 커지면 시끄러운 백 명이 권력을 가진다. 가끔 9백 명 중에서 '조용히 해'라는 개인이 튀어 나오면 연대한 백 명이 동시에 소리를 질러 반박하고 튀어나온 송곳 끝을 잘라버리기 때문이다.

천 명을 백 명이 지배한다.

이러한 소수 지배의 양상은 모수가 커질수록 심화된다. 침묵하는 개인들로 이루어진 천만 명의 무리를 지배하는 데는 (이익)집단을 형성한 웅변하는 천 명으로 충분하다.


소수가 절대적 권력을 가지면 절대다수의 개인들은 소수가 정한 룰rule을 따를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권력에 대한 숭앙과 비굴, 욕망으로 인하여, 자신의 기호나 이성과는 무관하게 권력을 가진 소수를 흉내 내게 된다.

극소수의 또라이들과 또라이를 따라 하는 또라이만 못한 절대다수의 정상인들로 구성된 세상이 되는 것이다.


나는 지금 정치, 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커피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커피 이야기로 채워질 것이다.

지금까지 출간된 커피 관련 서적들은 커피에 미친 사람들이 '너도 미쳐봐'라며 쓴 것들이었다면, 이 책은 커피에 미치기를 거부하고 즐기기만 하리라는 사람이 커피국國의 절대다수인 피지배민들에게 '너도 즐겨봐'라며 쓰는 것이다. 커피를 마시려고 공부하고 연습하고 교육받기 귀찮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은 '커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커피에 관한 책을 누가 읽을까?'라고 하는 태생적인 딜렘마를 가진다.

하지만 일단 써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