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들

십자가, 윤동주


십자가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

다른 건 모르겠고, 내 아내와 아이를 위한 십자가만이라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천년 전의 그 남자가 졌던 것보다 보잘 것 없는 무게인데, 이다지도 어려운 것인지요.

파이팅! 해야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파이팅! 하세요.


파이팅!엔 소주죠. ^^

 

'시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기, 김형일  (0) 2017.09.19
공무도하가 公無渡河歌, 백수광부의 처  (0) 2017.09.13
우울  (0) 2017.09.05
세월이 가면, 박인환  (0) 2017.08.30
빗소리, 주요한  (0) 2017.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