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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

거울, 이상



거울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握手)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요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라도했겠소

 

나는지금(至今)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事業)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反對)요마는

또괘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診察)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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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그럴 가치가 없는 추리소설을 읽다가 늦게 잠 들었다.

거울 속의 나는 초췌하고, 그 나는 나를 좋아하지 않을 듯하다.

참으로 과묵한 그 사내는 나무라듯 나를 바라본다.

어쩌면 화해는 불가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남자가 나를 위로해 주었으면 할 때가 있다.

"수고했다. 너는, 참 수고가 많았다."

나는 눈물을 흘릴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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