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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

쉽게 씌여진 시


사는 게 힘들수록 시가 쉬워진다는데,

이렇게 시 한 편을 쓰기가 힘든 것은

살기가 편해서인가?


젊은 날엔 시가 쉽게 씌여져서

저녁이면 시가 나와 술안주로 삼았는데,

이 저녁엔 쓴 소주만 마셔야할 듯하다.


돌아가는 저녁마다

썼다 지우고, 썼다 지우는 이유는

사는 것이 쉬운 까닭은 아닐텐데,


아마도 삶을 살아가고 있지 못해서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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