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저 년이 아무리 예쁘게 단장을 하고 치맛자락을 살랑거리며 화냥기를 드러내 보여도 절대로 거들떠 보지 말아라. 저 년은 지금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명심해라. 저 년이 떠난 뒤에는 이내 겨울이 닥칠 것이고 날이면 날마다 너만 외로움에 절어서 술독에 빠져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외수 작가의 <단풍>입니다.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을 바람난 여성에, 그것도 나를 유혹하는 여성에 비유한, 트위터에 올린 시입니다.
한철 고왔다가 삭막한 겨울을 더욱 고독하게 만드는 화려한 단풍을 시인은 얘기합니다. 그것도 공짜로 볼 수 있게 트위터에 올려 준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또 불만인가 봅니다.
여성혐오랍니다. (한겨레 기사 바로가기)
기사의 제목은 <이외수 ‘단풍’ 글 논란… ‘여성혐오’ 없이 문학 못 하나요>입니다.
이 시를 보고 '여성혐오'를 떠올리는 상상력은 가히 무한히 詩적이라 할 만 합니다.
'단풍'을 바람난 남자에 비유해야 했을까요? 아님, 무생물에 비유해야 했을까요?
'년'을 빼면 괜찮았을까요?
그런데, 그러면 이외수 시인의 시가 아니잖아요.
단풍의 화려함을 색기 가득한 여성에 비유하는 것이 이외수 시인의 시이며, 그 시에 저는 감동을 받습니다.
어지간히 좀 합시다. 지랄로 잔치 열기를 섣달 열흘을 넘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