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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

유리창


유리창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고운 빛이었을 달이 서늘히 흘러내린다.

그 뜨거웠던 날, 모든 새들이 숨은 날에

홀로, 파란 하늘을 가르고 어디로 갔느냐.

가장 귀한 것을 닦던 손으로 유리를 닦는다.

지난 날 새 한 마리가 새긴 상처를

고운 달도 지우지 못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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