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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섬멸의 예외 섬멸의 예외 작전은 간단했다. 한 마을에 모여 사는 반군 지지자들을 섬멸하는 것이었다. 무장하지 않은 72명이라는 정보를 받았다. 마을 주민들 모두를 사살하고 반군들이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도록 마을을 불태우면 끝나는 작전이었다. 예상 작전 시간은 1시간 40분이었다. “빨리 끝내고 가자.” 마을에서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12명의 소대원들이 탐승한 차가 멈추자 소대장이 격려했다. 6명 2열 횡대로 비포장도로를 걷는 동안 방해물이 없었기 때문에 예상보다 2분 일찍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어스름 새벽이라 마을에는 인기척이 없었다. “작전 개시.” 소대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12명은 2인1조로 계획했던 동선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내 소총을 발사했다. 소총을 든 용병들에게 저항하는 주민도 없었고 커다란 .. 더보기
기자, 쓰레기, 구더기, 그리고 기레기와 기더기 요즘 기자들을 일컷는 말이 기레기에서 기더기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일전에 기레기를 위한 기자증을 만들었었는데, 어쩔 수 없이 기더기를 위한 기자증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런 걸 만들긴 했지만, 쓸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보기
마흔 여덟, 슬픔에 눈이 밝아지는 나이 조만간 반백이 된다. 경제적, 사회적, 시간적 여유가 더 없어져 버렸다. 객관적으로는 실패해 가고 있는 인생, 어쩌면 이미 실패한 인생일 지도 모른다. 그래도 무슨 연유인지 오지랍은 넓어져서 이것, 저것 보이는 것들이 많아졌는데, 그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모조리 슬픈 것들뿐이다. 붓다의 통찰처럼 인생이라는 것이 원래 고통이라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만 인생에서 늘어난 것이 슬픔 뿐이다. 부쩍 개가 자주 보인다. 개에게는 같이 사는 사람들이 그 개가 알고 있는 세상의 전부이다. 아이에게 엄마가 전부인 것과 같다. 그런데 그 개를 버리는 인간들이 있다. 세상을 뺏어 버리는 것이다. 개를 버린 인간을 찾아가서 창이 없는 방에 가둬버리고 싶다. 세상을 뺏어버리고 싶어진다. 달도 보인다. 저녁의 초승달과 새벽의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