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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마름으로 -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신 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 소리 호르락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 소리 통곡 소리 탄식 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내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 오는 삶의 아픔 살아 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 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 더보기
공기업 민영화, 나는 반댈세 - 런던 지하철 에어컨 없음 영국, 런던 지하철이 난리입니다. 더워서... 런던도 오래되고 큰 도시인만큼 지하철 underground tube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이 찬양해 마지 않던 공기업의 민영화 이후 지하철의 서비스와 안전은 박살이 났습니다. 박근혜가 비교되고 싶어하던 여자, 대처 때부터 공화당이 추진해온 민영화 때문입니다. 총구간이 74km나 되는 중앙선 central line에는 에어컨이 없습니다. 대륙의 서쪽에 있는 나라인 탓에 이번 이상 폭염에도 그나마 30도 언저리의 온도를 보이는 영국이지만, 사람이 득시글 거리는 지하철에 에어컨이 없다는 건.... 지하철 안 온도는 37도가 넘습니다. 그런데, 에어컨이 없습니다. 출퇴근길에는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비좁은 플랫폼이 무척 위험해 보입니다. 확장 공사도.. 더보기
내 마음의 무지개 내 마음의 무지개 늙지 않는 죄를 지은 아내는내 마음에 무지개가 되는 벌을 받았다. 나보다 어리고 예쁜 아내는 나이보다도 많이 어려보입니다.가끔 딸아이와 나들이를 할 때, 딸이라는 걸 밝히면사람들이 기막힌 표정으로 눈동자를 아내와 딸에게 옮기며 놀라곤 합니다. 퇴근길에 아내와 통화를 하는데,열두살 많은 분(큰 언니뻘?)과 버스를 탔는데주책 맞은 아저씨가 "어머니", "따님"하며 말을 걸어 민망해했다고 합니다. 아내는 내가 가장 밉다면서도하루의 가장 재밌는 얘기를 내게 가장 먼저 해줍니다. 아내는 매일 내 마음의 무지개가 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