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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

여름, 그대


여름, 그대


그대의 기억을 반듯하게 잘라

가슴에서 꺼낸 붉은 비단으로 문질러 윤을 낸다.


하루, 이틀, 사흘을 새워, 붉은 색은 그대 입술인 듯

분홍색이 되고,


나흘, 닷새, 엿새, 이레를 새워, 해어져 비단은 사리지고,

맨손으로 문질러 윤을 낸다.


여드레, 아흐레, 열흘을 새워

물빛처럼 반짝이는 그대의 기억.


기억은 물빛처럼 반짝이는데,

여름처럼 빛나던 그대는 어디로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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