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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분류할 수 없는 글들

성당에는 <검은 사제들>이 없다



영화 <검은 사제들>은 유사 장르의 공포영화와 비교하자면 그저 그런 영화이다.

악령(귀신 아님)이 나오고 퇴마사(엑소시스트)가 나오는 영화들은 비슷한 플롯과 스토리를 가질 수밖에 없다.

(퇴마 영화 중 가장 독특한 영화는 키아누 리브스씨가 주연한 <콘스탄틴>이었다.)

미국 영화였다면 흥행에는 완전히 실패했을 것이다.


하지만, <검은 사제들>은 대박을 쳤다. 대박난 이유를 생각해봤다.



1. 익숙한 배경, 낯선 잘생김


한국에도 서양 악령이 찾아오리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다.

영화는 서양 악령, 정확히는 고대 중동의 악령을 불러왔다.

오며 가며 본 풍경들과 사람들 사이에 악령이 나타났다.


그런데, 흔히 봐온 신부(김윤석씨)와는 다른 말도 안되는 신부가 나타난다.

바로 강동원씨다.



강동원씨에게 수단복을 입힌 건 사기이다.

그의 '간지'는 매트릭스의 키아누 리브스씨에 비견된다.



어느 성당에 가도 강동원씨같이 생긴 사제는 없다.


익숙한 한국을 배경으로 연기 실력 '갑'인 김윤석씨, 사기캐릭 강동원씨의 등장만으로도 많은 관객들에게는 볼 만한 영화가 된다.

(악령에 씌인 연기를 한 박소담씨도 참 잘했다.)


(이 사진, 예쁜 박소담씨에겐 좀 미안하군.)



2. 처음 보는 영화


근 몇 십년 동안 한국에서 엑소시즘 영화가 흥행한 적이 없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엑소시즘 영화는 <오멘>과 <엑소시스트> 정도일 것이다.

(<오멘>은 좀 애매하지만 악령, 악마가 나와서 언급한다.)



두 영화 모두 1970년대에 만들어진 영화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엑소시즘을 모티브인 영화들은 비슷한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매니아들만이 찾는 장르이다.

하지만, 한국 관객들은 엑소시즘 영화를 접한 적이 없다.

한 맺힌 귀신들만 등장하는 영화를 보다가 악령이 나오고 그를 물리치는 영화는 처음 보는 재밌는 장르가 된다.


관객들은 강동원씨를 '구경' 갔다가 처음 보는 재밌는 영화를 보게 되는 것이다.



[보언]


지금 분위기로는 2편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후속편이 성공하려면, 강동원씨는 무조건 캐스팅 되어야 하고, 보다 큰 스펙타클이 필요하다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악마에 빙의된 사람이 무작위로 죽이고 다니고 다리도 끊고 건물(특히 성당)도 무너뜨려야 한다.

한 번은 신선하지만 두 번은 식상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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