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들

산책하는 산책자의 고독


맑은 하늘이 드리운 오후의

산책,

일삼아 눈을 감습니다.

차와 사람이 지나가고

그 틈으로 바람이 지나갑니다.

햇빛은 지나가지 않고

이마에 머물러 줍니다.


유월의 신부,

문득 아내가 그리워서

전화를 겁니다.


"왜?"

"그냥."

"밥 먹고 와?"

"일찍 갈거야."

"그래."


아내가 기다리는 저녁이 있는 오후.

고독한 산책을 끝낸 산책자는

차마 눈을 뜨지 못합니다.


(루소에게 기대어 씀)




'시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3행시) 십자고상  (0) 2018.06.22
(3행시) 하지 夏至  (0) 2018.06.21
  (0) 2018.05.22
교회당  (0) 2018.04.22
적막  (0) 2018.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