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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분류할 수 없는 글들

마광수 교수의 자살, 동네 아저씨의 자살


이틀 전인 9월 6일, 마광수 시인, 소설가, 교수가 자살했습니다.

우울증이었다고 합니다.

세기말이라는 퇴폐적인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왜설"이라는 죄명로 사회적인 지탄을 받아왔습니다.

놀라운 건 2017년 현재까지도 그 비난이 유효했다는 것입니다, 그가 자살로 생명을 끊은 이틀 전까지는 말입니다.

그다지 좋아하던 작가는 아니었지만, 양심을 거스르지 않고 작가로서의 삶을 산 외로운 남자가 아니었나, 합니다.



동네 아저씨가 자살했습니다.

어제 오후, 아내가 문자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동네의 어떤 아빠가 회사일이 힘들어서 자살했다고 딸아이가 얘기하더랍니다.

그리고, 자기는 아빠가 없으면 못산다고 했다고 합니다.

아빠는 절대 죽지 않는다고 회신을 줬습니다.

그런데, 그 동네 아저씨, 남편, 아빠가 너무 가련해졌습니다.

같은 동네에 살지만 넉넉한 형편이었고, 아내도 어린 아이들도 있는 남자였습니다.

형편만 다를 뿐 참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와 자녀에 대한 사랑이 있었겠지만, 고독은 사랑과는 별개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그 남자가 그 비난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내 책임을 다할 때까지는 전쟁이 나도 살아 남으리라 다짐합니다.

다만, 아내와 딸에게 행복을 주면서 살아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