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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

플라타나스, 김현승 플라타너스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플라타너스너의 머리는 어느 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 모르나플라타너스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플라타너스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영혼을 불어넣고 가도 좋으련만플라타너스나는 너와 함께 신(神)이 아니다! 이제 수고로운 우리의 길이 다는 오늘 날플라타너스너를 맞아 줄 검은 흙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느냐?나는 너를 지켜 오직 이웃이 되고 싶을 뿐그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窓)이 열린 길이다. -----------어릴 적 이 시가 막연히 좋았다.무척 맑은 날 가로변을 걸으면 플라타너스의 큰 둥치가 함께 걸었다.지금은 큰 키와 넓은 잎사귀가 간판을 가린다고 하여 다른 .. 더보기
입 속의 검은 잎,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 택시 운자사는 어두운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이따금 고함을 친다, 그때마다 새들이 날아간다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나는 한번도 만난 적 없는 그를 생각한다 그 일이 터졌을 때 나는 먼 지방에 있었다먼지의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문을 열면 벌판에는 안개가 자욱했다그 해 여름 땅바닥은 책과 검은 잎들을 질질 끌고 다녔다접힌 옷가지를 펼칠 때마다 희 연기가 튀어나왔다침묵은 하인에게 어울린다고 그는 썼다나는 그의 얼굴을 한 번 본 적이 있다신문에서였는데 고개를 조금 숙이고 있었다그리고 그 일이 터녔다, 얼마 후 그가 죽었다 그의 장례식은 거센 비바람으로 온통 번들거렸다죽은 그들 실은 차는 참을 수 없이 느릿느릿 나아갔다사람들은 장례식 행렬에 악착같이 매달렸고백색의 차량 가득 검은 잎으들.. 더보기
서시, 윤동주 서시 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어떤 노래, 어떤 시의 경우 단 한 소절, 한 구절에 마음이 뺏겨 잊혀지지 않습니다.나에게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는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는 구절로 기억되는 시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