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산이 - 응원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랩을 포함한 힙합 장르가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래퍼들만을 위한 방송프로그램도 많아졌습니다.

돈을 잘 벌고 돈이 많다는 걸 숨기지 않는 하위문화적 특징으로

소위 '뜨면' 돈도 엄청 많이 번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가사 중에 욕도 많고 남을 헐뜯는 내용도 많습니다.

물론, 사는 얘기, 연애 얘기도 다룹니다.

힙합 문화는 다양한 양태를 보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착하지' 않다는 겁니다.

기성세대에 저항하고 가식(?) 없이 사랑을 얘기하고

싫으면 싫은 티 팍팍 냅니다.

패션스타일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얼굴 여기저기에 구멍을 뚫어 금속을 끼우고,

피부 여기저기에 그림을 그려 넣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힙합신의 사회 반항아들은 정작 사회에 대해서는 반항을 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반항은 너무 사소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는데 방해하는 놈은 다 죽인다"

꼰대라며 어른을 까고, 나를 차고 떠난 여자를 까고,

학교 선생님, 부모님, 전남친, 싫어하는 래퍼를 깝니다.

한 마디로 찌질합니다.

나는 래퍼인 산이씨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외모는 그저그렇고, 말투는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말투이지만

나는 그이의 노래를 정식으로 들어본 적도 없는 산이씨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입니다.

그가 <페미니스트>라는 노래를 내놨습니다.

메갈리아, 워마드로 대표되는 래디컬 페미니즘을 까는 노래입니다.

이들은 '한겨레'로 대표되는 진보신문(?)에서도 못 깝니다.

오히려 이들을 오히려 옹호합니다.

'정의당'도 이들에 대해 부정적인 논평을 못합니다.

그래야 '진보적'인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공의 장에서 래디컬 페미니즘에 대해 당당하게 딴지를 거는 인물은,

'한남충장'이라는 별명을 가진 정영진씨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산이씨가 입을 연 겁니다.

찌질하기 그지 없는 랩들의 세상에

'의견'이라는 것을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소통방식으로 얘기한 겁니다.

"저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습니다.

혐오가 불씨가 되어 혐오가 조장되는 상황을 혐오합니다"

그런데, 산이씨가 엄청 욕을 먹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관심 없는 사람이 9990명이고,

찬성 혹은 응원하는 사람이 9명이고,

욕하는 사람은 1명 정도일 겁니다.

단지, 1명이 악을 쓰고 소리치고 있을 뿐입니다.

욕은 '일베'에게 먹고,

'미러링'이라며 모든 남자들을 욕하면서

자신이 욕을 먹으면 '재기(자살)'하라고 합니다.

마치 힙합하는 가수들이 엄마에게만 반항하는 것도 비슷한

찌질이 아닌가 합니다.

산이씨에게는 소위 '공인'이기 때문에

찌그러져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말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나는 산이씨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돈자랑을 하고 있거나 돈자랑을 하고 싶어하는 힙합퍼들이

(다른 노래도 하면서)

가끔은, 그를 본 받아서 사소하지 않은

저항을 노래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