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분류할 수 없는 글들 썸네일형 리스트형 자가격리 3일째 빨리 해가 지는 방에서 생활하다보니 하루 종일 졸린 느낌이다. 개는 자꾸 문을 열어 달라며, 짖기도 하고 낑낑대기도 한다. 과감히 1200페이지에 이르는 이윤기선생의 그리스로마신화는 현재 20페이지에 머물러 있다. 처음 격리하라는 문자를 받았을 때가 생각난다. 이미 나락으로 떨어져서 바닥을 뒹굴고 있는데 더 떨어질 수 있구나! 지난 5년간 끊임없이 아래로만 구르고 떨어졌다. 어쩌면 더 남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마찬가지로 올라갈 일이 생길 지도 모르는 거다. 그저 살아야 한다는 것,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더보기 재판 판사는 양심에 따라 판결한다. 지랄, 판사는 사람 아냐? 더보기 마흔 여덟, 슬픔에 눈이 밝아지는 나이 조만간 반백이 된다. 경제적, 사회적, 시간적 여유가 더 없어져 버렸다. 객관적으로는 실패해 가고 있는 인생, 어쩌면 이미 실패한 인생일 지도 모른다. 그래도 무슨 연유인지 오지랍은 넓어져서 이것, 저것 보이는 것들이 많아졌는데, 그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모조리 슬픈 것들뿐이다. 붓다의 통찰처럼 인생이라는 것이 원래 고통이라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만 인생에서 늘어난 것이 슬픔 뿐이다. 부쩍 개가 자주 보인다. 개에게는 같이 사는 사람들이 그 개가 알고 있는 세상의 전부이다. 아이에게 엄마가 전부인 것과 같다. 그런데 그 개를 버리는 인간들이 있다. 세상을 뺏어 버리는 것이다. 개를 버린 인간을 찾아가서 창이 없는 방에 가둬버리고 싶다. 세상을 뺏어버리고 싶어진다. 달도 보인다. 저녁의 초승달과 새벽의 그.. 더보기 이전 1 2 3 4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