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 썸네일형 리스트형 광야 1. 어쩌다 보니 광야다. 수 세월 동안 풀 한 포기 자란 적 없는 땅에 떠밀려 떨어졌다. 어쩌다 보니 마흔 넘겨 이렇게 되고 말았다. 무섭다. 아무것도 모르겠다. 2. 멀리 산이 보인다.멀리 물도 있으리라. 씨발, 가보자. 안죽으면 되는 거다.그러면 사는 거다. 너희들이 아무리 지랄해도나는 안죽는다.그러면 사는 거고,그러면 이기는 거다. 더보기 새벽 버스 새벽 버스 기다렸던 탓에새벽 버스에는 빈 자리가 없었다. 모두가 눈을 감고 있는 차 안에서기사와 나는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루도 어김없이 같은 풍경이뒤로 달려간다. 목적지가 같은 까닭에정류장에 멈춰도 내리는 사람이 없다. 행복한 사람은새벽 버스를 타지 않는다. 모두가 같은 목적으로모두가 눈을 감고모두가 꿈을 꾼다. 더보기 여보, 집에 커피가 없어요 여보, 집에 커피가 없어요 커피가 든 가방을 들고 늦은 버스에서 내린다. 커피는 가난과는 어울리지 않는 까닭에집 앞에서 서성이며 웃는 낯을 만든다. 문득 짧아진 담배 꽁초가 뜨거워 화들짝 놀란다.그러고 보니 나는 담배를 피우는 사치도 가졌다. 다행히 아내와 딸은 잠이 들었다. 사랑하는 두 여자가 깨기 전, 출근을 서두른다. 더보기 이전 1 ··· 21 22 23 24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