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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들

개를 키우다?

우리집에는 개가 있다.

'개를 키운다'는 말이다.

그런데, '개를 키운다'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집에서 같이 살고 있는 개는 2016년 12월에 태어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 개가 우리집에서 살게 된 것은 2018년 8월이다. 개는 1년에서 1년반이면 성장이 끝난다고 한다. 실제, 2018년 8월 이후 체중의 변화는 있어도 길이의 변화는 없었다.

'키운다'는 표현은 '성장'이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이 개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 성장하지 않았다. 물론, 바뀌기는 했다. 똥오줌을 잘 가리다가도 가끔 수가 틀리면, 특히, 집에 혼자 있게 되면 여기저기에 지려놓는다.

변화가 성장과는 다른 이상, 우리집 개의 성장은 끝났다.


개가 가족이 되기 전, 나는 아내, 딸과 함께 살았다. '단촐'한 세 식구이다. 지금은 세 식구에 개가 추가 되어 네 식구가 되었다.

이름은 '콩' 또는 '콩이'다.

우리집에 들어오기 전부터 그렇게 불렸다고 한다. 처음 집에 들였을 때 다른 이름을 지어주려고 했지만 그건 내 편의지, 콩이의 생각은 아닌 것 같아서 불리던 대로 부르기로 한 것이다.


2016년 겨울, 남양주에서 푸들이 세 마리가 태어났다. 흰 놈도, 누른 놈도, 누르끼리한 놈도 있었다. 그 중에 누르끼한 것이 '콩가루'와 색깔이 비슷해서 이름이 '콩'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처럼 퇴근이 싫어지다가도 현관문을 여는 순간 말그대로 '미친 듯'이 반기는 콩이를 생각하면 퇴근을 서두르게 된다. 집에 가야겠다.

빨리 닦고 서늘한 겨울밤을 콩이 허리께에 눕히고 따뜻하게 자야겠다.

(실상은, 이놈이 내 두툼한 허리가 좋은 지 불을 끄고 누우면 슬금슬금 다가온다.)


(콩이는 엄마가 성가 반주를 연습을 할 때마다 옆에 누워서 피아노를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