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썸네일형 리스트형 마흔 여덟, 슬픔에 눈이 밝아지는 나이 조만간 반백이 된다. 경제적, 사회적, 시간적 여유가 더 없어져 버렸다. 객관적으로는 실패해 가고 있는 인생, 어쩌면 이미 실패한 인생일 지도 모른다. 그래도 무슨 연유인지 오지랍은 넓어져서 이것, 저것 보이는 것들이 많아졌는데, 그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모조리 슬픈 것들뿐이다. 붓다의 통찰처럼 인생이라는 것이 원래 고통이라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만 인생에서 늘어난 것이 슬픔 뿐이다. 부쩍 개가 자주 보인다. 개에게는 같이 사는 사람들이 그 개가 알고 있는 세상의 전부이다. 아이에게 엄마가 전부인 것과 같다. 그런데 그 개를 버리는 인간들이 있다. 세상을 뺏어 버리는 것이다. 개를 버린 인간을 찾아가서 창이 없는 방에 가둬버리고 싶다. 세상을 뺏어버리고 싶어진다. 달도 보인다. 저녁의 초승달과 새벽의 그..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