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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유리창, 정지용 유리창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치고,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아아 늬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오늘 집에서 키우던 기니피그가 죽었습니다.작년 2월, 딸아이가 울며 갖고 싶다하여 아주 작은 아이를 데려와서 키우기 시작했는데,어른 팔뚝만큼 커져서 건강하게만 보이는 아이였습니다.며칠 밥을 안 먹었는데, 기니피그는 하루만 안 먹어도 위험한 상태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딸아이가 학교에 가있는 동안 병원에 다녀왔는데, 병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숨을 꼴딱 거.. 더보기
초혼 招魂, 김소월 초혼 招魂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불러도 주인없는 이름이여!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사랑하던 그 사람이여!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사랑하던 그 사람이여!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그 죽음을 돌리고 싶은 희망과, 그 희망이 좌절될 수 밖에 없는, 그리고,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랑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