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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이런 시, 이상 이런 시(詩) 역사를하노라고 땅을파다가 커다란돌을하나끄집어내어놓고보니 도무지어디서인가 본듯한생각이들게 모양이생겼는데 목도들이 그것을메고나가더니 어디다갖다버리고온모양이길래 쫓아나가보니위험하기짝이없는 큰길가더라. 그날밤에 한소나기하였으니 필시그돌이깨끗이씻꼈을터인데 그이틀날가보니까 변괴로다 간데온데없더라.어떤돌이와서 그돌을업어갔을까 나는 참이런처량한생각에서아래와같은작문을지었다.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수없소이다.내차례에 못을사랑인줄은 알면서도 나혼자 는꾸준히생각하리라. 자그러면 내내어여쁘소서.' 어떤돌이 내얼굴을 물끄러미 치어다보는것만같아서 이런시는 그만찢어버리고싶더라.------------ 장마비는 흙을 후벼서 옛생각을 파낸다.내내 어여쁠 기억은 돌덩이처럼 단단한데도 그 돌.. 더보기
거울, 이상 거울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내악수(握手)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요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라도했겠소 나는지금(至今)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事業)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反對)요마는또괘닮았소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診察)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 별 그럴 가치가 없는 추리소설을 읽다가 늦게 잠 들었다.거울 속의 나는 초췌하고, 그 나는 나를 좋아하지 않을 듯하다.참으로 과묵한 그 사내는 나무라듯 나를 바라본다.어쩌면 화해는 불가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