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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들

배신은 인간의 영역이다


박근혜씨가 배신의 정치라는 말을 했다.

이어서 유승민씨가 새누리당 원내 대표에서 밀려났다.


배신.

사냥을 하는 동물들이 가끔 트릭,사기,치팅을 하긴 하지만 배신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영역이다.

(늘 느끼는 거지만 인간이 가장 추잡스럽다. 물론, 가장 고귀하기도 하다.)


현재까지,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한 유승민씨는 그냥 유승민씨이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유승민씨는 오히려 배신을 당한 사람이다. 유승민씨가 박근혜씨를 믿지 않았을 수는 있다. 하지만 유승민씨는 박근혜씨에게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해야하는 것, 그래야 하는 것을 기대했을 것이다. 유승민씨는 박근혜씨한테 그저 보편적인 인간다움만을 기대했을 뿐이다.

그런데 박근혜씨는 보편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대통령은 보편적인 사람이 할 수 있는 지위가 아니다. 특히나 지금처럼 언론이 권력을 가지고 재벌이 권력을 가진 상황에서 보편적인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쩌면, 멋모르는 박근혜씨는 피해자이다.

감히 미래을 예측하건데, 박근혜시는 앞으로 300년 동안은 최악의 대통령으로 남을 듯 하다. 차라리 아무런 관심을 얻지 못하는 노태우 전 대통령을 부러워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배신은 인간의 영역이다.

배신은 재미있는 양상을 띤다. 배신을 당한 사람은 그걸 배신으로 받아드리지만, 배신을 한 사람은 합리적 선택이라고 말한다.

즉, 배신을 당한 사람은 많지만 배신을 한 사람은 없다.


오늘, 나를 배신했던, 하지만 본인은 합리적 선택이었노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

(상종하기 싫지만, 먹고 사는 문제와 엮이면 감정적 선호는 후순위로 밀린다.)

그 사람은 끝까지 '합리적'이고 싶어했다. 그래서 본인은 배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나에게는 배신일 수 밖에 없는 행위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그 설명은 이 번이 대여섯번째다.

'합리적'이라는 건 합리적이기 때문에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사고, 언어, 행위, 감정이다. 설득이 필요 없는 것이다.

그런데 배신 당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라고 걱정하면서 합리를 가장하여 자꾸 설득하려한다.


하지만, 나는 나를 배신한 사람을 이해한다. 원래 배신하는, 그런 인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나는 그저 내 살 길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배신자가 나는 배신자가 아닌데.... 라고 우기면 '배신자'는 '배신새끼'가 된다.



나도 배신을 하면서 산다. 나는 나를 많이 배신했고 나를 믿는 내 가족을 가끔 배신했다. 그래도 나는 나의 배신을 합리화한 적은 없다.

배신은 합리화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배신은 사과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그래서, 나는 많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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