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
여름, 그대
외계인의 하수인
2018. 8. 22. 07:53
여름, 그대
그대의 기억을 반듯하게 잘라
가슴에서 꺼낸 붉은 비단으로 문질러 윤을 낸다.
하루, 이틀, 사흘을 새워, 붉은 색은 그대 입술인 듯
분홍색이 되고,
나흘, 닷새, 엿새, 이레를 새워, 해어져 비단은 사리지고,
맨손으로 문질러 윤을 낸다.
여드레, 아흐레, 열흘을 새워
물빛처럼 반짝이는 그대의 기억.
기억은 물빛처럼 반짝이는데,
여름처럼 빛나던 그대는 어디로 갔는가?